[사설]‘다음 세대에 더 잘사는 나라’ 어떻게 만들 건가

  • 입력 2008년 1월 27일 23시 00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갤럽인터내셔널의 여론조사 결과 한국 국민은 ‘다음 세대에 더 잘살게 될까’라는 질문에 53%가 ‘그렇다’, 20%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낙관의 정도가 아시아 조사 대상 12개국 가운데 매우 높은 편이다. 전체 조사 대상 16개국 가운데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한 나이지리아(1위) 케냐(2위) 베네수엘라(4위)와 중국의 성장세를 누리는 홍콩(3위)에 이어 5위였다. 모든 나라를 평가한 것은 아니지만 인도 러시아 등 개도국을 제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프랑스 성장촉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과감한 개혁 방안을 기획하고 있는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는 우리나라에 대해 “2050년경 세계 최강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한국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다른 보고서도 많다. 외환위기를 겪고도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를 빨리 받아들이고 재기(再起)해 경제규모 세계 13위, 무역규모 세계 11위에 오른 것도 한국인의 역량을 말해 준다.

하지만 자만해선 안 된다. 노무현 정부 5년간 균형과 분배라는 코드에 집착해 미래의 성장동력이 상당히 약화됐다. 일자리 창출이 부족해 고용률(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은 5년간 63%대에 머물렀다. 이를 OECD의 중위권 수준인 67∼68%로 끌어올리려면 향후 5년간 매년 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 대비책도 턱없이 미흡하다.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81달러로 2만 달러 선에 턱걸이했다. 환율 효과를 봤음에도 1만 달러 돌파 이후 12년 만으로 앞서 간 선진국들에 비해 몇 년씩 더 걸렸다. 성장이 지체된 탓이다. 설비투자 촉진 실패, 서비스 산업의 잠재력 억압, 노사관계 불안정, 연구개발의 효율성 낙후 등도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다.

우리 인적자원은 우수하다. 중요한 시기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미래를 희망적으로 느끼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더 잘사는 나라로 더 빨리 갈 가능성이 커진다. 더 많은 국민이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힘을 합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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