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들려준 후일담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많이 가지 못한 원인이 큰 것 같았습니다. 최근 해외 유학파가 늘었다고 하지만 경제학도는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학 박사 출신 채용시장은 ‘판매자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구매자(박사 채용을 원하는 연구소)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시세의 주도권이 판매자(취직하려는 경제학 박사)에게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제학 관련 최고의 채용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경제학회에는 한경연 외에도 한국개발연구원, 조세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책 경제연구소도 대거 참가했습니다. 올해에는 KAIST와 한양대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뉴올리언스를 찾았다는군요.
“경제학 박사 채용시장에서도 ‘중국 효과’가 뚜렷했어요. 2000년대 들어 미국으로 공부하러 떼를 지어 떠났던 중국계 학생들이 미국의 톱 10 수준의 대학에 들어가면서 한국인 유학생의 입지도 그만큼 줄어든 셈이죠.”
이른바 ‘중국 구축효과’는 미국 유명대학은 물론 채용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는 이번 학회에 참가하면서도 ‘규제의 벽’을 체험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한경연은 지난해 정부의 요청에 따라 ‘규제개혁 로드맵’을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두뇌를 유치하려고 해도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었어요. 교포 출신을 채용하면 국내 비자 규정상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한답니다. 이런 불편한 규제가 아직도 있다니….”
차지완 산업부 기자 ch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