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구글 따라하다 큰 코 다친다”

  • 입력 2008년 2월 1일 14시 58분


구글 공동창업자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동창업자 명의로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기존 기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왼쪽)와 세르게이 브린이 최근 구글 본사에서 회사 로고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동아일보 공종식
구글 공동창업자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동창업자 명의로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기존 기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왼쪽)와 세르게이 브린이 최근 구글 본사에서 회사 로고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동아일보 공종식
구글 R&D 센터 한국지사 (위)
구글 R&D 센터 한국지사 (위)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로 꼽히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업체 '구글'. 많은 기업들이 구글을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무작정 따라하기에는 '장미의 가시'가 너무나 많다.

구글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역경이나 도전을 경험하지 못한 8년도 안된 신생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부즈앨런해밀턴은 자사의 경영저널 '전략과 비즈니스' 최신호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구글의 수수께끼(Google enigma)'를 발표했다.

14개 글로벌 경영저널과 독점 계약을 맺은 동아비즈니스리뷰는 2호(1월 29일~2월 11일)에 부즈앨런 보고서 전문을 소개했다.

●구글은 실패 비용이 낮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현재 인터넷 기업은 물론 소프트웨어 회사, 유선통신업체, 신문·방송사, 영화사, 신용카드 업체까지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결과는 핵심 비즈니스인 검색보다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와 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 등 보완 서비스에서 비롯됐다.

구글은 각종 보완 서비스를 찾는 인터넷 사용자들을 통해 소비행태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했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겨냥한 '맞춤형 광고'를 개발하게 됐다.

보고서는 광범위한 보완 서비스와 이에 동반된 광고 판매를 통해 구글이 실패 비용을 거의 제로로 떨어뜨릴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새로 내놓은 서비스가 실패하더라도 광고 유치와 고객에 대한 정보 구축만으로 이득을 거둘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다른 업종의 기업들은 새로 출시한 신상품이 실패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서비스에 붙는 광고 판매로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업종은 구글 모델에서 배울 점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바로 이 점이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른 기업이 따라하기에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 구글 작품의 상당 부분은 아웃소싱이다.

초기 구글의 성공과 수익의 원천은 △정보 사회를 제대로 읽어낸 뛰어난 통찰력 △창의적인 모방 △컴퓨터 시스템 구축을 통한 돌파구 마련 등 3가지 혁신 요소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과거 구글의 성공에 기여했던 이 요소들은 현재 '흘러간 레퍼토리'에 불과하다.

구글은 이후 공격적으로 인재를 채용해 혁신활동에 투입하고, 조직 구성원에게 상당한 업무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혁신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글 직원들은 자기시간의 80%만 업무에 투자하고 나머지 20% 동안에는 자기계발이나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할 수 있다.

보고서는 혁신 시스템이 구글 성공 스토리의 핵심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이것이 성공의 원인인지, 성공의 결과물인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 근거로 혁신 시스템에 비해 구글의 자체 개발 실적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구글 비디오(Google Vedeo), 구글 앤서(Google Answers)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서비스는 철수되거나 축소됐다. 반면 유튜브와 같이 성공한 서비스의 상당수는 자체 개발된 게 아니라 외부에서 인수한 것들이다.

지난해 초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인 브린은 "새로 개발한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실패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츠는 "기업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며 "현재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의 수를 20% 축소하고, 직원 채용도 보수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구글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결코 안정된 기업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글의 사례를 통해 △재능 있는 인력을 채용하고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환경 조성을 △결과를 엄격히 측정한 뒤 신속한 사업 프로세스의 수정 △업무 규율을 강조하고 한꺼번에 많은 것을 추진하지 않는 원칙 등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b>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호(1월 29일~2월 13일)에 실린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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