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문제의 중국산 냉동 만두를 먹고 설사 구토 등 후유증을 호소한 피해자는 400여 명이나 된다. 농약에 함유된 메타미도포스라는 살충제 성분은 몸무게가 50kg인 사람이 1.5g만 섭취해도 목숨을 잃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일본 식품업체들은 현지에서 만두 정밀검사를 벌일 정도로 안전의식이 철저한데도 이런 사고가 났다. 정부는 이제라도 허술한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 중국산 식품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차제에 수입 식품의 안전에 대한 우리 의식의 이중성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산 만두에는 이처럼 관대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선 손톱만 한 뼛조각까지 문제 삼는 건 아무래도 불공평하다. 일부 시민단체는 미국산 쇠고기 얘기만 나오면 독극물이라도 되는 양 몰아붙이면서 왜 중국산 불량 농수산물에는 입을 다무는가. 납 꽃게 파동 때도 그들은 침묵했다.
이들이 주도한 쇠고기 수입 반대 캠페인으로 미국과의 불필요한 무역마찰이 심화됐고, 끝내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산 농수산물에도 같은 잣대를 댔다면 국민이 지금처럼 불안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3대 농산물 수입국이다. 당장 중국산 나물이나 생선이 없으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기 힘들 정도다. 정부는 일본 ‘농약 만두’ 사건을 계기로 수입 식품 검역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해 ‘식탁 안보’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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