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차인표(41) 씨의 아버지 차수웅(68) 전 우성해운 회장의 말이다.
차인표 신애라 씨 부부가 최근 셋째 아이를 입양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정민(11) 군 외에 2년 전 예은(3) 양을 입양했고 최근에 생후 100일 된 여자아이를 입양해 ‘예진’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말 입양 사실을 공개했다. 신 씨는 1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입양은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숨길 일도 아니다”라며 “서로 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핏줄이 아닌 새 가족을 얻는 입양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입양을 통해 참사랑을 얻는 행복의 의미를 배가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고 있었다. 차 씨 부부가 남다르게 공개 입양 방식을 선택한 것도 그런 뜻을 함께 나눠 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국내 입양아는 1050명(58.3%)으로 해외 입양아 751명(41.7%)보다 많다. 입양이 시작된 1954년 이후 연간 국내 입양 비율이 해외 비율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우리 사회의 의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셈이다. 입양에 대한 소득공제의 신설 등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지원도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입양에 대한 편견을 허물어뜨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한테만 입양 사실을 비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도 비밀로 하는 부모가 많다”며 “입양에 대한 인식의 벽이 여전히 견고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 전 회장도 “주위에서 ‘아들 부부가 대단한 일을 하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입양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능력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라도 결정할 수 있는 일인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직 한국 사회의 벽이 두꺼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에서 차 씨 부부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바꿔 나가고 있는 듯하다. 그대로 따라 하긴 쉽지 않겠지만 그들의 마음이라도 한 번쯤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지.
손택균 문화부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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