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 좋은 일 하고, 열 번 크게 웃고, 백 자 이상 쓰고, 천 자 이상 읽고, 만 보를 걷자는 것이다.
좋은 교훈이 담긴 말로 공감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하루에 열 번을 못 웃겠어’라고 하지만 긴장된 일과 중에 열 번을 웃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바쁜 하루 중에 자기만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글을 읽거나 쓰고 걷기까지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정말 어려운 것은 하루 한 번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올해는 적십자회비를 내는 것으로 좋은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남을 도울 처지야?’라며 자조할 수도 있지만 남을 도울 때에는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행복한 마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적십자회비를 연초에 모금하는 것은 이웃을 배려하고 나누어서 즐겁게 한 해를 시작하자는 취지이다. 적십자회비는 2월 말까지 집중 모금 기간을 정해서 전국의 각 가구주, 개인사업자, 법인, 단체를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펼친다. 지난해만도 약 540만 가구주가 4000원에서 5만 원까지 적십자회비 모금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해 모금액은 약 420억 원. 이 중 90% 이상이 각 가정에서 빠듯한 살림을 쪼개 자발적으로 참여한 경우다.
적십자회비 모금 운동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다음 해인 1949년 시작됐다. 6·25전쟁 당시 헐벗고 굶주린 처지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수백만 명이 회비를 납부했다.
얼마 전 서해안이 검은 기름으로 오염돼 모두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연인원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나서 기름을 제거했다. 대한적십자사도 복구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연인원 4400명이 방제작업을 하였고 8만3000명의 현장 자원봉사자들에게 따뜻한 국과 밥을 제공했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자 했던 전통이 우리 후대에도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 우리 사회의 외롭고 어두운 곳이 사라지도록 하는 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이세웅 대한적십자사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