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눈 돌려야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0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高齡化)가 진행되는 나라다. 생산가능인구로 분류되는 15∼64세 인구는 1980년대 2.1%, 1990년대 1.3%, 2001년 이후엔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66% 증가했다. 이런 인구 변동 추세대로라면 잠재성장률이 20여 년 뒤에 3%포인트 하락한다는 예측도 나와 있다. 지금도 연 5%에 못 미치는 잠재성장률이 2030년경엔 인구 고령화 요인만으로 연 2% 이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고령화와 관련한 정부 지출의 급증으로 재정 파탄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령자를 부양 대상으로만 취급하면 재정으로 사회 전체의 복지를 감당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고령자에게도 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최대한 제공해 경제활동을 계속하도록 하면 재정 및 연금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인구는 152만 명으로 10년 전 87만 명보다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 인구가 66% 늘어난 데다, 고령에 경제활동을 계속하는 비율이 2003년 28.7%에서 작년 31.2%로 꾸준히 높아진 때문이다. 우리보다 ‘고(高)세금 고(高)복지’ 국가에서는 노인층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떠나지만 우리나라에선 경제활동을 계속하려는 노인층이 많다. 환영할 일이다. 고령 노동력을 잘만 활용하면 국가 복지비용도, 가족의 부양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효과를 낳을 만큼 노인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국가 차원의 인력수급 정책 조정 및 노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의 지속적 추진, 노년층 고용에 대한 기업 및 사회의 인식 변화, 일과 직업에 대한 노년층의 의식 변화가 맞물려야 한다. 일의 질과 양에 따라 젊었을 적보다 임금이 떨어지는 것을 당연하고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기본일 터이다. 물론 노인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국가 전체의 고용 능력을 극대화 해야 한다. 지속적 경제성장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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