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이성친구와 성행위하고 있나?” 교육부 황당 설문

  • 입력 2008년 2월 12일 02시 57분


초중고 정신건강 조사

수치심 유발 문항 많아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조사하기 위해 마련한 설문지에 성폭력이나 가정불화 여부 등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문항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245개 초중고교에서 학생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정책연구를 통해 만든 설문지를 최근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다.

이 설문지는 학년과 반, 번호, 이름 등 신상정보를 모두 기록해야 하고, 결과는 각 가정에 통보된다.

중고교생용 설문지에는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 △이성 친구와 성행위를 하고 있다 △원조교제나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 △자위행위나 성적 호기심이 지나쳐 고민이다 등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문항이 들어 있다.

또 △우리 가족은 불화가 많다 △우리 가족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 △부모님은 내게 폭력을 행사한다 등 사적인 질문도 있다.

초등학생용 설문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되지만 △지능이 낮다 △술 담배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도벽이 있거나 거짓말을 자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늘어나 현실성 있는 조사와 처방을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조사하고 결과는 직접 방문 또는 전화로 통보하는 등 사생활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