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총장은 식사에서 21세기에 해결해야 할 과제를 EEWS라고 불렀다. 첫 번째 E는 에너지(energy), 두 번째 E는 환경(environment), W는 물(water) 그리고 S는 자연과 천연자원을 보존 관리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의미한다. 서 총장은 학생들에게 난제들을 해결하자면 학문 연마와 함께 리더의 자질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KAIST가 공학도들의 진로에 대해 폭넓은 사고를 강조하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서 총장은 “젊은 공학도들이 산업계의 지도자가 되어 수천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고, 새로운 이론과 발견으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인류를 돕는 과학자, 새로운 산업과 신제품을 만드는 혁신적 인물, 또는 한국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치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광형 교무처장은 학부모 상대의 설명회에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도 졸업생의 40∼50%만 이공계로 진출한다”면서 “대학에서 배운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공직에 나가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가 과학고 출신인 KAIST 학생들은 주위로부터 받아본 경험밖에 없는 학생들이라고 교수들은 말한다. 이런 학생들은 대학에 와서도 학점벌레가 되기 쉽다. 어느 조직에서나 리더가 되려면 상반된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비전을 제시해 조직원들이 따라오게 하는 인성과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리더십을 갖춘 공과대학 출신들이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하면 한국과 세계가 처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미래의 인적자원을 기르는 대학들을 규제로 옭아맬 것이 아니라 폭넓은 자율을 부여하고 대학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지원하는 데 그쳐야 한다. KAIST가 한국 대학 중에서 그래도 세계에 내놓을 만한 대학이 된 것은 교육부의 규제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