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바다를 우리 손으로 지키려는 사상 유례없는 자원봉사의 물결로 지금 겉으로는 서해안이 평상시의 아름다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태안지역 주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있다.
최근 태안 현지 봉사활동과 수산물 시식회 등을 실시하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오염 인근 지역을 포함해 서해안 전역에서 생산, 유통되는 모든 수산물의 안전성 조사를 실시해 “서해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계속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서해안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서해안 수산물의 안전성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실무책임자로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식약청이 작년 12월 이후 2차에 걸쳐 수산물 200여 건에 대해 실시한 안전성 조사는 세계보건기구나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 실시하는 방법이다. 특히 안전성 조사는 인체 발암성이 강한 벤조피렌 등 벤젠화합물 16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그 결과는 외국의 기준치보다도 현저히 낮은 안전한 수준이다.
현재 기름오염 지역에서는 수산물의 생산, 출하가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따라서 서해안에서 유통, 판매되는 수산물은 기름이 오염되지 않은 먼 바다 등 비오염 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이므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서해안에서 유통·판매되는 수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버려도 된다.
자원봉사의 손길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평소와 같이 서해안을 찾아가고, 거기서 판매되는 수산물을 직접 소비해 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10년 전 외환위기라는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해 냈듯이 고통받고 있는 태안지역 주민이 일어설 수 있도록 가족들과 함께 한 번이라도 더 서해안을 찾을 때인 것 같다.
강봉한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