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주당의 정책 목록은 환상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백악관에 입성한다손 치더라도 곧 갈등이 빚어질 것이다.
첫 번째 위험 요소는 이라크 파병 미군 문제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들을 12개월에서 16개월 안에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당내 균열을 일으킬 것이다.
아랍권 지도자들은 ‘2006년의 혼란이 재발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대를 나타낼 것이다. 군부도 미국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헛되게 날릴 것을 우려하며 반대할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중동 문제 전문가 앤서니 코즈먼은 ‘이라크 내 경찰을 훈련시키는 것은 아직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며 자체적인 능력을 갖추기까지 앞으로 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화당원과 무당파들도 ‘이제 막 선거가 열리고 치안 상태가 열악한 지금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반(反)럼즈펠드주의’에 기반을 둘 새로운 행정부가 복잡한 사안을 단순히 이상적인 시각에 따라 망치려 한다고 비난한다.
민주당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국내 경기부양 문제다. 두 진영 모두 재정 정책을 약속하며 야심 찬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케이크를 가지고도 있고 먹기도 해라(불가능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라)”는 식의 이 같은 선심성 발언은 지난해 연방 재정 적자가 1630억 달러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웃음만 나올 뿐이다. 경제 침체에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의 후유증까지 감안하면 적자는 2009년까지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누적 국가 채무는 10조 달러 가까이 치솟고 있다. 이런 적자 상황을 보면 예비경선 때 내놓은 정책들은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의 상황은 1993년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새로운 민주당 대통령은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같은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재정균형정책을 위해 정부의 권한을 축소하느냐, 아니면 더 큰 정책을 위해 재정을 확대할 것인가. 전자를 택한다면 새 대통령은 좌파 세력들을 분노하게 만들 것이다. 후자를 택하면 재정 기반과 중도파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다.
이는 민주당원들이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계속 논쟁을 벌이던 사안이다. 당의 좌파 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이들은 청정에너지와 교육 재정 확대, 중산층이 관심 갖는 건강보험과 보조금을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대통령도 정부 지출 확대로 유권자를 압박할 수 없으며 국가의 재정 상태를 걱정하는 싱크탱크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은 또 다른 ‘잔인한 선택’이 될 것이다.
윌리엄 스턴츠 하버드로스쿨 교수는 ‘위클리스탠더드’에서 민주당원들이 무절제하게 “할 수 있어!”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예비 후보들은 서로 많은 부분에 동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상대방의 정책을 곱씹어 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정치는 선택이며,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민주당 ‘중도’와 ‘좌파’의 인위적인 통합은 2009년 뼈아픈 선택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내 예측은? 중도파가 이길 것이다.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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