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전쟁 이후 전통적인 한미 동맹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그동안 미국의 대외무기판매(FMS)에서 ‘3등급’ 그룹으로 취급당했다. 한국은 미국의 다섯 번째 무기 구매국이다. 1997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이 해외에서 사들인 196억 달러(계약 기준) 상당의 무기 가운데 160억 달러어치(81.4%)가 미국산이었다. 그런데도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보다 한 등급 아래였다. ‘나토+3국’ 그룹은 1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구매할 경우에만 미 의회 심의를 받고 심의기간은 15일이 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5000만 달러 이상일 경우 미 의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고 심의기간도 30일 정도 걸린다.
피로 맺어진 군사동맹국이고 미군 2만9000여 명이 주둔하는 나라가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부당하다. 더욱이 500억 원짜리 고(高)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일본 호주 싱가포르에는 팔면서 한국엔 판매를 거부한 것도 납득할 수 없는 처사였다. 미국은 글로벌 호크에 관해 최근에야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미국의 대한(對韓) 태도 변화는 북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의 탄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국가안보에서 미국과의 동맹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FMS 개정법안의 미 의회 통과를 계기로 한미동맹의 새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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