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양성에 국가적 지원을
몽골의 알타이 산맥과 중국 서북 국경에 위치한 톈산(天山) 산맥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강풍이 그 산맥의 동남쪽에 위치한 사막에서 황사를 사계절 발생시킨다. 발생지에서 연중 60∼120일간 황사가 관측된다. 여름에 발생한 약한 황사 먼지는 서∼남남서 기류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해 우리나라에는 별 영향이 없다. 그러나 사막 등 발원지가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하게 일기 시작하는 11월 이후부터 다음 해 1월까지 발생한 황사는 간간이 우리나라에 도착한 사례가 있다.
비가 계속 오는 날을 제외하고, 공기 중에는 관측될 만한 수준의 먼지가 1년 중 300일 이상 떠 있다. 황사 발원지에서 황사가 발생하는 날이 100일 이상 되듯이 대체적으로 서쪽에서 오는 한반도의 공기와 기류에는 사막과 건조지대에서 떠오른 먼지 입자가 100일 이상 관측된다.
실제 올해 1월 13일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날아온 먼지 총량이 1시간 평균 m³당 130μg, 미세먼지(PM10)의 농도는 m³당 90μg으로 비교적 깨끗한 평상시 공기의 먼지 양의 3, 4배 수준으로 관측됐다. 이 정도의 먼지는 대기환경 측면에서 고려 대상이지만 황사로 부르지는 않는다. 정확한 황사의 정의와 농도 기준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PM10 농도가 m³당 200μg 이상이 될 때부터 황사로 정의한다.
현재 황사의 관측과 예보업무는 기상청이 맡고 있으며, 국민건강과 대기환경 개선 차원에서 환경부가 전국적으로 약 200개소에서 먼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황사에 관한 업무와 연구 역량은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된다.
황사 대책은 무엇보다 정보를 수집하고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그 기본이다. 황사의 발생에 관한 현지 관측과 황사 구름의 이동 및 그 예보 업무는 쉽지 않다. 사막의 지면 상태와 이동 중의 기류 상황을 파악하고 PM10의 정밀 관측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황사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황사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분야에 10년 정도의 교육과 집중훈련 등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장차관이 바뀌면 으레 국과장과 담당 사무관도 1년 안에 바뀐다. 이런 환경에서는 전문가를 양성하기가 쉽지 않다.
中-日-몽골과 공조체제 갖춰야
또한 정밀한 황사 관측을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 그러나 약한 황사의 경우 한국에서는 관측해도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무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몽골 중국 일본 등과 황사에 대한 정의와 기준의 차이를 없애고 공조체제를 갖추는 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나아가 이들 국가와 사막화를 막기 위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연대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황사의 최대 피해국인 우리나라에서 적극적인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황사와 관련된 국제회의를 개최하거나 상설 국제기구를 만드는 등 황사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행히 중국이 최근 비행기로 반사막과 건조지대에 풀씨를 뿌려 잡초를 키우고 있어 조금이나마 황사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또 초목을 심고 오아시스 지대도 넓혀가고 있으므로 우리도 중국의 노력에 적극 협력해야 할 때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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