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달호]이집트 감동시킨 한국봉사단 자랑스럽다

  • 입력 2008년 2월 27일 03시 00분


올해 들어 가장 보람 있었던 일 가운데 하나가 우리 해외봉사단 활동과 관련된 것이다. 얼마 전 이집트 카이로에서 제일 큰 나세르 병원의 한 간호봉사단원이 그 재능과 창의력을 십분 발휘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수립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간호사 자격 외에도 상당 수준의 컴퓨터 기술을 보유한 이 봉사단원은 대부분 컴맹인 현지 간호사 600여 명에게 컴퓨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단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으로부터 컴퓨터 10대와 빔 프로젝트 등 컴퓨터 교육용 물자를 지원받는 개별 프로젝트를 추진해 이를 성사시켰다.

이 봉사단원은 나세르 병원장과 상의해 의료시스템을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간호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먼저 컴퓨터 교육실을 만들기로 하고 이를 추진한 것이다. 1월 23일 나세르 병원 컴퓨터 교육실 개소식에서 이 봉사단원이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참가 인사들에게 그간의 추진 경위와 앞으로의 교육실 활용 계획까지 설명하는 것을 보고 필자는 큰 감동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사로 이집트 아인샴스대 한국어과에 파견된 봉사단원들은 복사기 등 교육용 기재와 시청각교육실 수립 등 활동에 필요한 물품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이집트 학생들에게 한국 노래와 사물놀이 등을 전수했다. 작년 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한국어과 학생들을 초청해 사물놀이와 한국 가요 공연을 하도록 해 참석 인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집트 학생들이 이런 공연을 하는 동시에 우리 봉사단원들은 그간 배운 아랍어로 이집트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 참가한 다른 나라 대사들이 살아 있는 문화교류라고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아 흐뭇한 일로 기억된다.

이렇듯 우리 해외봉사단의 활동으로 주재국 사회 깊숙한 곳에서 양 국민 간 우정이 쌓이고 이 나라 사람들이 위아래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고마운 나라로 인식하게 된다. 상대방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우리 젊은이들의 봉사활동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아마도 도움을 받는 이들과 어울려 신명을 바쳐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보다 몇 십 배, 몇 백 배 더 큰 규모의 원조를 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해외 원조와 다른 점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재능뿐 아니라 창의성까지 갖추고 있어 적은 자원으로도 매우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우리의 해외봉사 활동은 더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침략도 받고 억압도 받았지만 강인한 정신으로 온갖 난관을 넘어 이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면서 그 축적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남을 도와주고 있으니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인가. 홍익인간의 이념에 따라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는 일의 선봉에 있는 것이 우리 해외봉사단이다. 이 순간에도 40여 개국의 험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글로벌 코리아를 실현하고 있는 1500여 명의 우리 젊은이가 있다.

정달호 주이집트 대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