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방 30년 만에 세계 호령
첫째, 세계질서다. 2002년 16차 당대회에서 천명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2007년의 17차 당대회에서도 거듭 강조했다. ‘중화제국’의 부흥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화이질서(華夷秩序)로의 복귀는 아닐 것이다. ‘조화로운 세계 건설’을 목표로 강조하는 것은 미국을 포함하는 글로벌 차원의 질서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경제적 군사안보적인 역량은 아직 미흡할지 모르나 중국어 열풍과 북핵 6자회담에서 보듯 문화, 외교적인 영향력은 막강하다.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는 이미 미국과 글로벌 차원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설사 미국의 국력과 위상에 미치진 못하더라도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를 마치면 한 계단 도약을 통해 다극화 세계질서의 한 축을 맡을 것이다.
둘째, 동북아 질서와 관련해 17차 당대회에서 중국의 발전 성과를 함께 나누는 ‘펀샹(分享)’과 윈윈한다는 의미의 ‘궁잉(共영)’을 강조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국위협론을 불식하고 주변 국가와 협력해 공동 발전하자는 의미다. 문제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대만 문제, 해양 영토주권 문제 등 갈등구조가 심각한 동북아의 미래를 놓고 동북아 국가들 간에 어떤 역할분담이 가능한가다.
셋째, 개혁 개방의 과정과 결과는 그 자체가 사회주의에 자본주의를 접목시키는 거대한 역사적 실험장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에 입각해 불균형 경제성장과 근대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상징되는 국제화와 세계화, 그 결과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퇴조로 인한 정체성의 혼란이 그것이다. 17차 당대회 공작보고에서 공업화 정보화 도시화 시장화 국제화를 기치로 내걸면서 정보화를 특히 강조해 21세기 첨단국가를 겨냥하는 동시에 조화로운 사회와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에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발전’으로, ‘경제 성장’에서 ‘경제 발전’으로 표현을 바꾼 것은 질적인 성장을 위해 이 거대한 실험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적극적 외교로 국익 챙겨야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이며 중국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중국은 제1의 무역대상국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요 변수라는 점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의 성장과 발전이 우리에게 기회가 되려면 몇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 한중 간 상호 이해와 의사소통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 간 비정부 간 협력 채널을 다차원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 앞으로는 양국관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커지고 역으로 우리 영향은 줄어들 것에 대비해 중국을 포함한 3자 관계, 또는 다자관계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문제에 대한 윈윈 전략이 공허한 구호가 되지 않고, 중국의 인식과 전략 속에 우리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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