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국민 세금으로 관제(官製) 인터넷 언론 ‘청와대 브리핑’과 ‘국정 브리핑’을 만들어 언론 공격의 주력부대로 삼았다. 그는 이들 매체의 편집국장이며 기자였다. 직접 글을 올리거나 “참 잘했어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때론 편집방향과 내용까지 지시했다. 언론탄압 백서는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백만 윤승용 전 홍보수석비서관,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을 ‘대못질 5인방’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이 5인방을 지휘한 총감독은 바로 노무현 씨다.
▷봉하마을로 내려간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문을 연 인터넷 홈페이지에 편협의 언론탄압 백서를 의식한 듯 ‘참여정부는 언론을 탄압했는가’라는 글을 실었다. 기자들과 공무원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해놓고 “기자들이 쫓겨나 갈 곳이 없는가”라고 묻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통합 브리핑 룸에서 브리핑이나 듣는 것이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라는 논리다.
▷세상의 권력자들은 방자한 권력에 시비를 걸고 감시하는 언론을 생리적으로 싫어한다.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던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대통령이 된 뒤 기자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칼럼니스트의 전화 도청까지 지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백서를 일독(一讀)하고 반면교사로 삼으면 좋겠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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