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은 원칙적으로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시청자에게 징수하는 수신료를 주된 재원으로 해서 공공의 복지를 위해 운영되는 방송’이다. 하지만 KBS는 수신료를 받는 동시에 광고를 내보낸다. 광고수입만으로 운영되는 MBC는 상업방송과 별 차이가 없다. 공영방송이 광고수입을 위해 민영방송과 시청률 경쟁을 벌이게 되면 공영방송의 존립 목적인 ‘공공의 복지’ 증진은 뒷전으로 밀리고, 선정적 폭력적 프로그램 경쟁으로 국민에게 해를 끼치기 쉽다.
두 공영방송은 민영방송인 SBS와 함께 방송시장을 과점(寡占)하고 있다. 이들 지상파 3사는 2006년 전체 방송광고 매출의 75.6%를 가져갔다. 케이블TV에까지 문어발 식으로 진출해 16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런 기형적이고 후진적인 방송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은 전부터 있었지만 방송사 구성원들의 집단이기주의와 ‘정권과 방송의 공생(共生)관계’로 말미암아 진척되지 못했다. 공영방송이 방송의 공익성을 앞장서 무너뜨리고, 기술발달로 새 국면을 맞고 있는 미디어산업을 독과점하는 나라는 적어도 선진국 중엔 없다.
이 보고서 내용은 방통위가 정식 가동되면 곧 실천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두 공영방송 안의 기득권세력을 비롯한 이해(利害)집단들이 순순히 협조할 가능성은 적다. KBS MBC가 최시중 초대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심하게 흔들고 있는 것도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어용 공격’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국민의 전파를 사용하는 공영방송을 내부 기득권세력을 위한 철옹성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 ‘전파(電波)의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 공영방송의 ‘새판 짜기’는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누가 왜 이에 역행하려는지, 정부는 국민에게 똑바로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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