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이사람]女농구대표팀 막내 김정은

  • 입력 2008년 3월 14일 03시 00분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득점 2위를 차지한 김정은(21·신세계).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면서 큰 활약을 보였지만 팀은 6위로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 속상한 것도 잠시, 그는 올림픽 대표팀 발탁에 다시 운동화 끈을 조일 생각이다. 사진 제공 신세계 쿨캣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득점 2위를 차지한 김정은(21·신세계).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면서 큰 활약을 보였지만 팀은 6위로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 속상한 것도 잠시, 그는 올림픽 대표팀 발탁에 다시 운동화 끈을 조일 생각이다. 사진 제공 신세계 쿨캣
성격 씩씩해 ‘김 군’ 별명

“베이징서 금 꽉 잡을래요”

김정은(21·신세계)의 집은 충남 천안시에 있다. 국민은행의 홈구장인 유관순체육관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 하지만 11일 열린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에 가지 않았다.

“가려고 했는데요. 막상 가면 속상할 것 같아서 TV로 봤어요.” 남자같이 씩씩하다고 해서 ‘김 군’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속내는 여렸다.

○ 본인은 득점 2위, 하지만 팀은 최하위

프로 3년차인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 2위(평균 18.1점)에 올랐다.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소속팀은 6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며 시즌을 접었다. 요즘 TV로 다른 팀의 활약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을 했을 때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감독님(정인교)이 ‘너희들은 잘못 없다. 내 탓이다’라고 말씀하시니 너무 마음이 아파 울음이 더 나왔죠.”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상대 수비가 집중됐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해 초반 슬럼프에 빠졌다. 팀은 8연패에 빠지며 바닥을 헤맸다. 후반에 상승세를 탔지만 역부족이었다.

○ 짧지만 꿀맛 같은 휴식

농구선수는 시즌이 끝난 직후가 1년 중 가장 한가롭다.

“인터넷도 하고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가끔 산에 올라 운동도 해요.” 무슨 산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아파트 뒷산”이란다. 푹 쉬고 있다는 말이 사실인 듯했다.

하지만 휴식은 짧다. 이달 말 소속팀의 첫 소집이 있다.

“예전부터 운전면허를 따려고 했는데요. 속성으로 하면 1주일 만에도 딸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못할 것 같아요.” 여느 20대와 같이 운전면허는 그에게도 ‘숙제’였다. “선배 언니들이 좋은 차를 몰고 가면 부럽기도 해요(웃음).”

○ 올림픽에서 ‘한몫’하겠다

그에게 다가올 여름은 특별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에 선발됐기 때문. 대표팀 막내인 그에게는 첫 올림픽이다.

“주위에서 ‘4강(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재현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되기도 해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스피드와 탄력에서는 선배 언니들에게 뒤지지 않아요. 하지만 경험이나 운영 능력에서 아직 부족한 게 많죠”라며 몸을 낮췄다.

그래도 ‘막내가 과감한 플레이로 활약하면 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그는 “어, 잘 아시네요. 하하”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김정은이 올 시즌 못다 피운 ‘꽃’을 올림픽에서 활짝 피울지 기대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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