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후지쓰배 국가대표 선발전…유리한 바둑 지키기

  • 입력 2008년 3월 21일 02시 58분


“한마디로 흑이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 없이 이겼다.”

김승준 9단은 이 바둑에서 흑을 들고 승리한 이영구 7단을 칭찬했다. 백에게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고 완벽하게 눌렀다는 것.

백이 두드러지게 실수한 곳도 없었다. 백은 혼신의 힘을 다해 흑을 쫓았다. 긴 레이스 내내 반걸음 정도의 차이였는데 이상하게도 이를 뒤집을 기회가 없었다.

한 판의 바둑도 운명이 있다. 내내 불리하다가 단번에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이 바둑처럼 간발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 7단이 멋지게 둔 장면은 참고1도. 흑 1로 자칫 곤마로 몰릴 수 있던 상황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백 14까지 실전 진행인데 흑이 백 집을 깨며 깔끔하게 수습해 우위를 확보했다. 흑 1에 대해 참고2도 백 1로 받는 것도 비슷한 결과다.

이 7단으로선 후지쓰배 첫 본선 진출.

87·127·270…3, 90·154…78, 201…96. 283수 끝, 흑 1집반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0분, 흑 2시간 57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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