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고교 다양화와 영어 공교육 강화 등 뜨거운 이슈들을 현장에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교과부의 업무보고 주제는 ‘교육 살리기, 과학기술 강국 건설’이어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담길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교과부가 내놓은 계획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월 발표한 것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었다.
영어 공교육을 완성하기 위해 영어전용교사제를 도입하고 초등학교 영어수업시간을 확대한다는 내용은 인수위의 안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 중 최대 관심사인 자율형사립고에 대해서도 ‘연내에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안에 그쳤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면서도 정작 추진 계획들은 연구개발 투자비 확대나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 추진, 창조적 과학기술인력 양성 등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이나 교원 수급책, 고교 다양화를 위한 고교 재편이나 재정 확보안, 연구개발(R&D) 예산 확충안, 해외 우수과학자 유치 전략 등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업무보고 자료를 접한 기자들은 “인수위 자료와 헷갈릴 지경”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점검도, 대책도 없는 인수위 중계방송’이라는 말도 나왔다.
더욱이 첨예한 논란이 됐던 영어 공교육이나 대입 자율화 방안 등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 수렴이 필수적인데도 교과부의 추진 계획에는 공청회나 여론조사 같은 공론화 과정이 배제돼 있었다.
물론 교과부에도 애로사항은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아직 인사도 다 마무리하지 못할 정도로 산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기존 교육부와 과기부의 업무가 여기저기로 재편되는 바람에 업무 파악이 제대로 안돼 구체안을 내놓기에 숨이 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 과학 문제는 국민 생활은 물론 국가경쟁력과 밀접한 사안들이다. 두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김도연 신임 장관이 강력한 의지와 철학을 갖고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김희균 교육생활부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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