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맞아 전셋집을 새로 구하는 수요자가 많습니다. 이때 전세 계약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계약서를 쓸 때 집 주인이 등기부등본상 소유자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상 소유자와 계약 당사자가 일치하지 않으면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계약기간 만료 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집에 대한 경매 신청을 할 수 없죠. 대리계약자에게 소송을 통해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주택 소유자의 대리인과 계약할 때는 소유자의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이 찍힌 위임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위임장을 갖춘 대리인과 계약을 하면 소유자와 직접 계약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
계약할 때 해당 주택에 근저당 등이 설정됐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1억 원짜리 주택에 5000만 원의 전세금으로 입주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전세 계약 이전에 400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다면 전세금은 ‘후순위’입니다. 집이 경매 처분되면 낙찰대금에서 선순위인 4000만 원을 근저당권자가 가져가고 남은 돈에서 전세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죠.
낙찰대금이 9000만 원을 넘으면 전세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세금의 일부만 되돌려 받게 됩니다.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된 주택에는 가급적 전세로 입주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권리관계가 깨끗한 주택에 대해 계약을 정상적으로 마쳐도 세입자는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갖춰야 합니다. 이는 전입신고와 함께 동사무소 등에서 확정일자 날인을 받으면 됩니다.
이런 절차를 마쳐야 계약기간 중 집주인이 집을 비워 달라고 요구할 때 계속 살 권리(대항력)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 집이 경매 처분될 때 낙찰대금에서 우선적으로 전세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전세 계약 기간 중 직장 이전 등의 이유로 주민등록을 잠시 옮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때 대항력을 유지하려면 가족의 일부만 주민등록을 옮겨야 합니다.
김조영 국토해양부 고문변호사 www.r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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