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생과 國運 가를 4·9총선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02분


내달 9일 총선에서 뽑히는 18대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거의 같이 한다. 결국 18대 국회는 여야를 떠나 이명박 정부와 함께 앞으로 최소 4년간의 민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미래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을 가를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정부가 추진할 핵심적인 정책 가운데는 국회에서의 법률 제정 또는 개정이 선행돼야 할 내용이 많을 것이다. 국회가 잘하면 국민에게 좋은 정책은 시의적절하게 실행될 수 있는 반면, 나쁜 정책은 잘 걸러질 수 있다. 국회가 잘못하면 좋은 정책은 실기(失機)하고, 나쁜 정책은 남발될 수도 있다. 그래서 4·9총선의 의미가 무겁고, 유권자의 투표 책임도 무겁다.

여당에 안정 의석을 줄 것인가, 아니면 야당에 견제 의석을 줄 것인가. 그 선택은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다. 국회가 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돕도록 해야 민생과 국운에 희망이 커진다고 보는 유권자도 있고, 국회가 이 정부를 견제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국민에게 더 득이 될 것으로 보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2004년 17대 총선 때 대통령 탄핵의 역풍에 휩쓸려 ‘탄돌이 국회’를 만들었던 전철은 밟지 않아야 한다.

당시를 되돌아보면 비이성적인 탄핵 역풍 속에 많은 유권자들이 총선 후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자질검증도 없이 투표했고, 그 결과 ‘탄돌이’들이 양산돼 17대 국회는 민생이 실종되고 아마추어리즘과 낡은 이념이 판친 ‘무능·퇴행 국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입법능력도 떨어져 17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폐회와 함께 자동 폐기된 3200여 건의 법률안 중 약 3000건이 의원입법안이었다. 이석연 법제처장은 어제 학교용지부담금환급 특별법을 예로 들며 “무책임한 의원입법은 정부와 국민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21세기 국운 개척의 토대가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는 끝내 미루어지고 말았다.

유권자가 정치를 바꾸고 결국 민생도 바꾼다. 12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뽑아 생산적인 국회, 국민에게 기여하는 정치를 이끌어내야 할 주체는 유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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