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천 代價 특별당비’ 의혹 검찰이 수사해야

친박연대 소속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된 양정례(31) 씨가 공천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당비를 냈다고 밝혔다. 양 씨는 당선자 대회 참석 후 기자들에게 “당에서 먼저 (연락이) 와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특별당비 액수는 지금 밝힐 수 없고, 회계 처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씨는 “당이 어렵다면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뒤 정황으로 미루어 친박연대 측이 양 씨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는 대가로 특별당비를 받은 것으로 의심할 수도 있다. 대학원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이 자신의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10억8000만 원을 대출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

국회는 4·9총선 40일 전인 2월 29일 공직선거법에 ‘정당의 후보자 추천 관련 금품수수 금지’ 조항(47조의 2)을 신설했다. 정치자금법에 불법자금 수수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이미 있음에도 공직선거법에 강화된 조항을 따로 신설한 것은 정당이 특별당비 같은 명목으로 공천 장사를 할 수 없도록 못 박으려는 것이었다. 선거가 끝난 뒤 특별당비를 내기로 밀약(密約)을 하고 공천을 받는 사례까지 막기 위해 ‘금품 제공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처벌토록 했다.

이런 새 조항을 만들고 처음 실시된 선거에서 ‘공천 대가 특별당비’ 시비가 일고 있으니, 공천 헌금을 받고 의원직을 팔던 구시대의 정치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국회의원직을 사고파는 행위는 엄연히 범죄이고, 이런 짓을 한 장본인 또는 집단은 국민 주권을 유린한 민주주의의 공적(公敵)이다.

우선 각 정당은 특별당비를 받은 사례가 있다면 그 명세를 자진해서 낱낱이 밝혀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은 그 명세를 토대로 공천 대가성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정당과 후보자는 총선이 끝나면 한 달 이내에 선관위에 수입·지출 회계보고를 하도록 돼있지만 공천 장사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이니 한 달씩 기다릴 일도 아니다.

당장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는 양 씨의 특별당비가 얼마인지 공개해야 한다. 떳떳하다면 오늘이라도 못 밝힐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