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무원 1인당 생산성을 따져보자

  • 입력 2008년 5월 1일 22시 58분


지난 5년간 24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48곳에서 인구가 줄어들었다. 그러면 공무원도 줄일 여지가 있을 텐데 거꾸로 145곳이 공무원을 늘렸다. 중앙부처 공무원이 2.4% 늘어난 데 비해 지방공무원은 13.8%나 늘었다. 증원된 공무원 중 보건복지, 소방방재처럼 주민 생활과 직결된 일을 하는 사람은 절반(53.5%)에 불과하다. 1만여 명은 이른바 기획조정이나 의회 지원처럼 주민 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을 한다.

행정안전부가 연말까지 지방공무원 1만1776명을 줄여 인건비 총액을 최대 10%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저항을 이겨내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공무원 감축이 될 것이다.

정부는 공무원 수가 총 96만 명이라고 하지만 군인, 임시직 공무원, 공적자금 지원을 받는 민간 기관 종사자까지 포함시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244만 명이나 된다. 전체 국민의 5.03%로 인구 20명당 1명꼴이다.

공무원들을 먹여 살리느라 국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지난 5년간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이 31% 늘어나는 동안 세 부담은 53%가 늘고 나랏빚은 150조 원이 추가됐다. 공무원이 늘면 규제도 늘어난다. 기업들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규제의 올가미를 풀어 나가기에 진을 빼야 한다. 선진국들이 작은 정부로 가는 것은 큰 정부가 국민의 세금부담을 늘리면서 민간 활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우리 공무원들은 외국에 비해 경쟁력이 한참 떨어진다. 국가경쟁력 평가기관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정부 행정효율 부문 경쟁력에서 한국은 지난해 평가 대상 55개국 중 31위였다. 노무현 정부 이전인 2002년에는 26위(49개국 중)였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2000∼2005년 주요국들의 정부 기능 효율지수에서 한국은 평균치에 크게 미달해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외국어대 최광(경제학) 교수는 “공무원들은 자기 돈이 아닌 납세자 돈을 관리하고, 그 관리의 결과도 자기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속성상 일에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투입과 산출이 엄밀하게 계산되지 않는 한 정부 실패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작은 정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크기를 줄이는 것 못지않게 공무원 개개인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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