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같은 해 5월 인도 비디오콘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현재의 인건비 부담으로는 새 주인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곧바로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두 달간 전체 임직원 4000명 중 38.2%에 해당하는 1530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고, 일부 사업본부는 매각했다.
회사를 살리려는 이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최근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대우일렉은 2일 본사 기준으로 1분기(1∼3월) 매출 4565억 원, 영업이익 55억 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한 임원은 “2005년 2분기(4∼6월) 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10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행진이 마침내 멈춰 섰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지난해 1분기 153억 원의 영업적자에서 1년 만에 200억 원 이상의 실적 호전을 보인 셈이다.
오찬서 대우일렉 국내영업본부장은 “계속된 적자와 구조조정으로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희망적으로 바꿔놓으려면 히트상품의 등장이 절실했다”며 “최근 세탁기 시장에서 선전(善戰)하는 신제품 ‘드럼 업’이 흑자전환의 기폭제가 됐다”고 했다.
대우일렉은 이 여세를 몰아 신제품 타임스퀘어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선보였고 시스템에어컨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호주와 남미의 거래처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영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또 미국계 사모(私募)펀드인 모건스탠리PE가 최근 대우일렉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합병(M&A) 관련 실사(實査)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 매각이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대우일렉 측은 “모건스탠리PE의 자금력 및 사업전략과 대우일렉의 브랜드 인지도, 국내외 네트워크가 잘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훗날 내 아들딸, 손자 손녀도 대우 브랜드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남아 있는 대우맨들이 잘해 달라’고 부탁했지요.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제2의 대우 신화’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승창 대우일렉 사장의 이런 다짐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부형권 산업부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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