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 흑, 빈틈없이 응수하다

  • 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순식간에 돌변한 형세 때문에 조한승 9단은 가슴이 답답하다. 평소 그의 기풍대로 유장하고 무난한 수를 뒀으면 우세가 유지됐을 텐데 괜히 좌하 흑에 대한 공격을 엿보다가 되치기를 당한 것.

앞날을 예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전체적으로 흑백의 형태가 단단해 변화를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백 66은 흑을 시험하는 변화구. 흑이 만약 참고도 흑 1로 막으면 백 18까지 흑이 통째로 잡힌다. 착각만 안 한다면 이 정도의 수순은 프로기사에게는 한눈에 보인다. 흑 67로 물러선 것이 정수. 백도 지금 백 66 한 점을 살리는 것은 한가하기 때문에 백 68로 손을 돌려 우상 흑 진에 파고든다. 흑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의도.

그러나 이영구 7단은 흑 69, 71로 우상 귀에 대못질을 하는 것처럼 튼튼한 방어막을 세운다.

백 72로 찔러가는 수에 대한 흑 73의 반격도 날카롭다. 백 86까진 이견이 없는 진행. 흑이 다시 선수를 잡아 흑 87로 상변 백 진을 삭감하면서 흑의 우세가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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