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 끝에 동반 자살하자며 투신한 부부 중 남편은 살고 부인은 숨졌다.
6일 0시경 충남 아산시 신창면의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이 아파트 4층에 사는 서모(33) 씨가 딸을 안은 채 아내 김모(34) 씨와 함께 뛰어내렸다.
부인 김 씨는 옥상 난간의 차양에 튕겨 나가면서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하지만 딸을 안은 서 씨는 차양을 뚫고 떨어지다 14층 베란다 난간 철창을 붙잡아 119 구조대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서 씨 부녀를 구한 아산소방서 구조대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보니 서 씨가 다행히 두 발로 14층 베란다 바깥 콘크리트 난간을 딛고 두 손으로 철창을 잡은 채 딸을 감싸안고 있었다”며 “이 집이 공교롭게도 빈집이어서 주변으로 로프를 늘어뜨리고 접근해서 구조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는 어린이날인 5일 동네 사람들과 부부 동반으로 대전동물원에 다녀온 뒤 집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 아내 김 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 부부는 이날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감정이 격해지자 “같이 죽자”며 딸을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가 뛰어내렸다고 한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