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 흑, 백의 희망을 꺾다

  • 입력 2008년 5월 9일 02시 59분


조한승 9단은 ‘가’를 힐끗 쳐다본다. 그곳을 끊을 수만 있다면 역전의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 흑○를 공격하며 좌변 집을 도톰하게 만든다면 희망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지금 당장 끊으면 주변 흑이 두터워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백○는 ‘가’를 노리는 사전 포석. 흑은 백의 노림에 아랑곳하지 않고 흑 107로 강력하게 쳐들어간다. 이쯤 되면 백도 후끈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조 9단은 백 108, 110으로 밀면서 ‘흑이 한 수만 더 응수해라’라고 기원한다. 그렇게 되면 ‘가’로 끊는 수가 강력해진다.

백 110으로 끊을 순 없을까. 참고도가 그 해답. 흑 10으로 밀 때 백의 응수가 없다.

그러나 이영구 7단은 슬쩍 ‘가’를 쳐다보더니 흑 111로 붙인다. 흑 111은 ‘가’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방비하는 수다. 백의 속셈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것.

조 9단은 맥이 탁 풀린다. 흑 119까지 ‘가’의 약점이 사라지자 더 둬볼 데가 마땅치 않다. 흑 대마는 연결해가고 좌변에 백 집도 짓지 못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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