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의 기관장 선출의 한 예다. 대학 총장이나 비영리법인의 장, 기업의 회장을 선출할 때는 그 기관이 추구하는 사명을 먼저 정하고 이에 맞는 인물을 찾는 데 최소한 1년을 보낸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많은 공공기관의 장을 선출한다는 공고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장을 획기적으로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으며, 최근 공공기관장들이 일괄 사표를 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거리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효율적 개선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해본다.
먼저 정부는 공기업, 공공기관과 기관장의 사명과 직무를 명시하고, 그 직무에 맞는 기관장을 선출해야 한다. 또 기관장과 이사회는 그 기관의 과거 업적을 점검한 뒤 미래 모습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해 차기에는 직무에 맞는 기관장을 선출해야 한다. 장기발전 계획을 위해서는 기관장과 이사장은 분리하는 게 좋다.
둘째, 공기업과 공공기관 운영의 다양화다. 정부기관의 효율성이 민간기업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공기업을 민영화할 때는 일부는 민영화를, 일부는 민간 기업에 위탁 경영을, 일부는 비영리법인 등의 기관에 운영을 맡기는 시도가 필요하다. 미국의 에너지국(DOE) 소속 20개 연구소와 연구센터는 모두 비영리법인이나 민간기관에 의해 위탁 운영되며, 정부는 직무와 재원만 정해주고 있다.
셋째, 기관장 임기를 최소한 대통령 임기와 맞추는 게 좋다. 장기적으로 미국처럼 5∼10년이 바람직하지만 중도에 잘못하면 중도하차도 필요하다. 미국 워싱턴대 총장은 일을 잘해 임기 10년을 연임하고 있으며, 하버드대 로런스 서머스 전 총장은 5년 임기 중 잘못해 중도하차했다.
그리고 기관장 임명에 청와대나 그 기관 소속 부처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최순자 인하대 교수 생명화학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