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캐런 콘라이트 한국 육상대표팀 단거리 코치는 임희남(광주시청)과 전덕형(대전시체육회)이 7일 열린 제37회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9년 묵은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 34) 경신에 실패한 뒤 “선수들이 뛸 대회가 너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시즌 땐 지역별로 매주말 대회가 있어 선수들이 자주 출전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단거리나 도약 종목은 가급적 많은 대회에 출전해 경쟁해야 기록이 단축되는데 그럴 기회가 없으니 기록이 깨지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시즌 때에도 겨우 한 달에 한 번이나 두세 달에 한 번꼴로 대회가 있다. 5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개막한 제37회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나면 6월에 제62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가 있다. 7월에 대회 한 개가 끝나면 9월에야 대회가 있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기록 경신도 가물에 콩 나듯 이뤄지고 있다.
현재 육상의 경우 52개 종목(46개 정식 종목 외에 육성 종목 포함)에서 10년 이상 깨지지 않는 기록이 남자 100m와 여자 100m(11초 49·1994년·이영숙)를 포함해 22개나 된다.
남자 200m 20초 41은 장재근이 1985년 세운 것이고, 여자 원반던지기 51m64도 김선화가 1984년 기록한 것으로 20년 이상 깨지지 않고 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011드림팀’을 구성하는 등 유망주를 키우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부 대표선수에게는 해외 대회 출전 기회를 자주 주고 있다.
그러나 육상 전문가들은 국가대표팀에 국한하지 말고 국내의 모든 선수가 맘 놓고 뛸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상금을 걸고 대표급들이 참가하는 그랑프리대회를 포함해 연령대별 대회를 많이 만들면 경기력 향상과 유망주 발굴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감안해 매년 30억 원 이상을 육상연맹에 지원할 예정이다. 이제는 돈이 없어 대회를 못 만든다는 변명은 할 수 없게 됐다.
양종구 스포츠레저부 yjong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