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 姜 孫, 한미 FTA 비준동의 合作하라

  • 입력 2008년 5월 19일 22시 57분


임시국회 회기가 꼭 4일 남았다. 본회의는 22, 23일 이틀간 잡혀 있다. 17대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이틀이다. 18대 총선까지 치른 마당에 17대 임시국회를 연 것은 FTA 비준 동의안 처리의 시급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FTA 청문회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청문회로 변질되고 현재로서는 극적 타결을 통해 한미 FTA가 처리될 가능성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18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몇 달이 더 걸릴지 예측하기 어렵다. 자꾸 늦어지다 보면 미국 대선이나 미 의회 일정을 감안할 때 한미 FTA 체결에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기 쉽다. 미국의 차기 정권에서는 재협상론이 대두되거나 한미 FTA가 통째로 물 건너갈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어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례회동에서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의하자 이 대통령은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하다가 회기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만나려면 진작 만났어야 하지만 그래도 그 회동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통합민주당도 ‘쇠고기 협상을 포함해 국정 전반을 논의한다’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이 대통령의 회동 제의를 받아들였다. FTA 비준 동의안 처리의 시급성을 무작정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정부도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오늘 검역주권의 명문화 방안을 발표한다고 하니, 정말 정략(政略)이 아니라면 FTA 본안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대통령과 강 대표도 여야 영수회담을 성사시켰다고 일을 다한 것처럼 손을 놔서는 안 된다. 마지막까지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17대 국회가 남은 기간 한미 FTA에 전념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한미 FTA와 관련해 어떤 처신을 했는지 머잖아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