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첫걸음으로 강동윤 7단은 흑 67을 선택했다. 백 한 점의 어깨를 짚으며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흘러 나가겠다는 것.
그러나 검토실에선 행마가 어딘가에서 뒤틀렸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검토실의 예상이 적중하듯 백 68이 일거에 흑의 의도를 무산시킨 수였다.
백 74까진 어쩔 수 없다. 흑은 애초 희망대로 흑 75로 중앙 백세를 향해 나가긴 했지만 흑 모양은 어설픈데 백은 단단하다.
참고도를 보자. 흑 67로는 흑 1이 멋진 행마다. 지금까지 수만 판을 공부하고 수천 판을 뒀을 강 7단의 머릿속에도 분명히 들어 있는 수다. 하지만 흑 ○ 같이 날렵한 행마로 백세를 삭감하던 강 7단의 감각이 흑 67을 둘 시점에선 무뎌진 것. 백 2로 빠져나오면 흑 3으로 추격해 자연스럽게 백 세력을 약화시킨다. 게다가 흑 75까지 된 모양은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이 약점은 곧 현실화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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