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 떠올리지 못한 행마

  • 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3분


강동윤 7단은 초반 멋진 감각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흑 47부터 53까지 이어지는 수순은 강 7단 바둑의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흑 65까지 상변 실리와 선수를 동시에 차지해 한걸음 앞서 나갔다.

이 대목에서 초점은 우변에 고립된 백 한 점. 흑은 이를 적절히 공격하면서 중앙 백세를 지우면 낙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흑 67로 어깨를 짚어간 수가 흑을 나락으로 빠지게 한 시발점이었다. 강 7단은 참고도 흑 1, 3 같은 유연한 행마를 떠올리지 못했다. 왜일까. 조급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백을 단번에 몰아치겠다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진 것이다. 흑 67로 인해 백 94의 치명적 약점이 남아 바둑은 역전됐다.

이후 강 7단이 수많은 변화를 일으켰지만 이영구 7단의 방패는 완벽했다. 이 7단은 후지쓰배에 이어 잉씨배 본선 티켓도 거머쥐었다. 39·87…9, 40…19, 136·141…128, 139…133, 140…14, 142…12. 230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7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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