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가 월등히 앞서는 흑으로선 이 정도로 충분히 우세를 유지할 수 있다.
쓰치무네 요시유키 7단은 눈에 뻔히 보이는 참고도처럼 두는 게 아무래도 맘에 내키지 않는다. 쓰치무네 7단은 백 88로 반발했다. 그러나 쓰치무네 7단이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백은 흑 87, 89 두 점을 살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하성봉 7단은 싹싹하게 두 점을 버리고 흑 97까지 우변 백 3점을 잡는 변화를 선택했다. 보통 중앙에서 두 점을 내주는 것은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 위력이 전 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변 석 점을 잡은 실리가 크다. 흑 두 점을 내주었지만 주변 흑이 워낙 두터워 위력이 크지 않다.
하 7단은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유연한 발상으로 승부를 완전히 결정지었다. 하 7단은 “참고도처럼 참는 게 억울했겠지만 실전보단 나았다”고 말했다. 실전보단 참고도의 역전 가능성이 0.1%라도 높았다는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