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인건비 비중은 매출의 38%로 다른 방송사보다 높다. 직원이 많고 연봉이 두둑한 탓이 크다. 정 사장 스스로도 올해 초 “지방송신소 직원 26명 가운데 10명 이상이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고 있으나 그에 맞는 일은 안하고 있다”며 퇴진운동을 하는 노조를 위협하고는 말을 거둬들였다. 정 사장 취임 후 5년 동안 구조조정을 제대로 한 흔적은 없고, 누적적자만 1500억 원에 달한다. 정 사장은 KBS의 법인세 취소소송에서 ‘1990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조정하도록 해 500여억 원만 돌려받아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배임(背任)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누리꾼은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11일부터 KBS 본관 앞에서 벌이고 있다.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에서 비롯된 정치적 감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KBS에 대한 감사는 오히려 늦었다. 계속되는 비리와 적자 경영 속에서도 2004년 한 번 감사받은 게 고작이다. 지난 정권이 ‘충견 방송’의 대가로 눈감아 준 인상이 짙다. 그런데도 시위자들이 감사에 반대하는 것은 KBS의 부실 경영을 계속 방치해 국민 부담을 늘리라는 요구나 다름없다. ‘쇠고기 촛불’을 엉뚱하게도 KBS의 편향방송과 방만경영을 지키는 촛불로 쓰고 있는 셈이다.
KBS 노조가 정 사장의 무능을 질타하며 퇴진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시위대는 ‘어용 노조’라고 비난하며 ‘노조는 국민이냐 이명박이냐를 선택하라’고 외쳤다. 일부 신문도 ‘촛불로 KBS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속내는 ‘정연주 구하기’에 있음을 알 만한 사람들은 안다. 정 사장을 살려 KBS가 좌(左)편향 방송을 계속하도록 만들겠다는 얘기 아닌가.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