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사풍(社風)으로 알려진 롯데백화점 치고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백화점은 직원들이 해외 경험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도깨비투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해외 트렌드를 발 빠르게 포착하고 선진 유통업체를 벤치마킹하자는 것이죠. 직원들은 해외에 다녀온 뒤 리포트를 작성해 모든 직원과 공유하게 됩니다.
롯데백화점은 또 마케팅팀에 ‘비타민폰’이라는 휴대전화를 마련했습니다. 모든 직원이 언제든지 비타민폰 번호로 문자메시지나 포토메일, 동영상 형태의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최근 6주간 2000여 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9건은 곧 시행할 예정입니다.
현대백화점 패션 부문 바이어들은 요즘 직매입 공부에 한창입니다. 초청 강사는 백화점에 입점한 협력업체의 실무진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통상 백화점 바이어들을 ‘갑’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을 ‘을’로 부르지만 ‘갑을관계’를 뛰어넘어 배울 점은 배우자는 거예요. 바이어들은 상품기획에서부터 손익분석, 생산,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협력업체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요.
바이어들이 해외에서 상품을 직매입하면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판매 가격을 낮추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상품을 발굴해 올 수도 있어 백화점들은 점차 직매입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들도 협력업체의 상품전문가들로부터 의류와 구두, 식품 등의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는 ‘바이어 테마 연구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 백화점은 또 일본 이세탄백화점 출신의 컨설턴트를 매달 1차례 초대해 해외 트렌드와 상품 개발, 매장 진열 등에 대해 배웁니다.
유행이 나날이 급변하는 만큼 유통현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남보다 빨리 트렌드를 읽고 색다른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려는 백화점들의 노력이 소비자들에게도 만족을 준다면 좋겠네요.
신성미 기자 산업부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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