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이야기]펀드 내공은 가입시점이 판가름

  •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최근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주가 고점기에 목돈을 펀드에 넣은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 이런 경우 고려해 볼 만한 위험관리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더 손실을 보기 전에 환매하는 ‘스톱로스(stop-loss)’다. 이 방법은 위험을 극도로 싫어하거나, 당장 자금을 써야 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여유자금이나 노후자금을 운용 중인 투자자라면 손실이 당장 확정되는 이 방법을 무리하게 사용할 필요는 없다.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기관투자가나 법인투자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다. 주가 하락기에 추가로 투자하면 싼 가격으로 펀드에 더 많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 전문가라도 주가 고점기에 정확하게 매도를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펀드 투자가 활발한 다른 나라에서도 환매보다는 가입 시점을 중요하게 여긴다. 주식형 펀드는 좋은 시점에 가입해야 성공하지, 환매 시점을 잘 잡으려고 애쓰면 실패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자산배분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펀드 투자를 해온 선진국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총자산에서 부동산, 채권, 주식, 현금자산이라는 4가지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목표한 대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정해 놓았다면 최근 주가 하락으로 주식 비중이 줄었으니 주식을 더 채워 넣는 방식이다. 선진국에서는 펀드 투자를 할 때 주가 하락 및 상승 시기를 맞히는 ‘마켓 타이밍 전략’보다는 자산별 투자비중을 목표대로 채우는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막연하게 장기 투자를 외치는 대신 자산배분 방법으로 자산을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기투자를 하게 된다.

주가 하락기에 펀드 투자의 위험관리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인내심과 용기를 갖고 긴 시간 동안 투자를 지속하다 보면 성공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기가 아니라 주가 하락기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

한국펀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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