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 형편이 어떤가. 유류(油類), 곡물, 원자재 가격이 치솟아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9%를 기록했다. 2001년 6월(5.0%) 이후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67억8000만 달러로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90억 달러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제2의 외환위기’라는 걱정이 나올 정도이니 민생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정부가 8일 긴급 민생대책을 내놓았지만 문 닫힌 국회 앞에 그냥 쌓여 있을 뿐이다. 국회가 조세특례제한법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지방세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고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해야 민생을 돌볼 수 있다. 그런데 국회는 언제 열릴지도 모르니 죽어나는 것은 서민뿐이다.
민주당은 틈만 나면 이명박 정부에 “인적쇄신을 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국회가 열려 있지 않으면 내각의 인적쇄신도 할 수 없다. 개각에 필요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민주당이 축제 분위기 속에 당권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착각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제1책무는 의정활동에 있다. 당권 경쟁은 그 다음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이 식물정부가 됐는데도 국민은 우리를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탄한다. 맞는 말이다. 제1야당에 주어진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당권 경쟁이나 하고 있으니 ‘대안’이 못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 지탄받기 전에 국회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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