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IT미래, 글로벌 협력에 달렸다

  • 입력 2008년 6월 21일 03시 11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극도의 혁신(radical innovation)’을 가장 중요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강조하는 것은 ‘극도의 협력(radical collaboration)’입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죠.”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주의 IBM연구단지 취재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IBM의 반도체 및 시스템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버나드 메이어슨 박사의 말입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가 많은 부분에서 발전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기술은 지난 40년간 ‘무어의 법칙(칩 집적도가 1년 반마다 두 배씩 향상된다는 이론)’에 따라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칙은 이제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어 그는 최근 2, 3년 사이 IBM에서는 세계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협력’, 그중에서도 ‘연구 부문에서의 협력’이라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1달러를 연구에 투자해 60달러를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1달러 투자해 1달러를 벌기도 어렵습니다. 기술이 너무 고도화된 탓에 기초 과학에 대한 근본적 연구가 더 중요한데, 이에 필요한 비용과 지식은 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메이어슨 박사는 “이는 세계 각국의 비범한 인재와 최고 기술들이 모여야만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IBM이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에 힘을 쏟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했습니다.

IBM은 현재 삼성, AMD,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도시바, 닌텐도, 퀄컴 등 수십 개 기업과 ‘IBM 기술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BM이 최근 선보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로드러너’도 이러한 ‘협력적 혁신(Collaborative Innovation)’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메이어슨 박사의 설명입니다.

“가장 큰 기업이 되지 않아도 가장 뛰어난 기업이 될 수 있다. 그 답은 ‘협력’이다”라는 그의 말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 연구와 경영 방식에 많은 점을 시사하는 듯합니다.

<미국 뉴욕 주에서>

임우선 기자 산업부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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