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월별 휘발유 소비량은 1월 495만 배럴에서 4월 526만 배럴, 5월 541만 배럴로 계속 늘어났다. 1∼5월 소비량은 2553만 배럴로 작년 동기 2524만 배럴에 비해 1.15% 늘어났다. 작년 1∼5월 소비량이 전년 동기보다 4.95%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소비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가격이 올해 들어 17%, 1년 사이에 23% 오른 것을 감안하면 소비가 거의 줄지 않고 있다.
휘발유 소비의 95%를 차지하는 수송용 휘발유만 따져보면 작년 5월에 비해 소비가 0.5% 줄었지만 가격 급등을 감안하면 감소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작년 5월에는 연휴가 많아 휘발유 소비가 늘어났다고 쳐도 올해는 기름값이 뛰는데도 소비는 거의 그대로”라고 말한다. ‘휘발유 중독’이 심해 소비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4월 6대 광역시 주요 도로 출근시간대 통행차량의 80%가 ‘나홀로 차량’이었다. 5, 6월에도 출근시간대 서울과 판교요금소를 통과하는 ‘나홀로 차량’은 60∼70%로 종전과 비슷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고유가 충격을 이겨내려면 승용차 출퇴근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부터 시작해야 한다.
올해 경상수지 누적 적자 71억 달러 중 69억 달러가 국제유가 상승 때문이다. 6개월째 지속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유류의 소비와 수입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고유가가 기업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경기하강이 본격화됐다.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비상한 상황이다. 휘발유값이 우리보다 훨씬 싼 미국도 19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처음으로 2005년부터 휘발유 소비를 줄여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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