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G13 후보에도 못 오르는 한국

  • 입력 2008년 7월 7일 22시 59분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도야코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초청돼 9일 기후변화 확대정상회의와 확대정상 오찬회의에 참석한다. G8은 선진국들이 전(全)지구의 난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이번 회담 의제는 환경과 기후변화, 세계경제, 아프리카 개발, 핵 확산 방지이고 폭등하는 국제유가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G8에 초청된 건 처음이다. 주최국인 일본이 초청장을 보내줘 참석이 가능해졌다. 외국 언론은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초청국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우리는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고 정보기술(IT) 같은 분야에서 세계 수위를 달린다. 20년 전에 올림픽을 개최했고 월드컵 4강 기록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지위가 확고하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G8에 5개 신흥공업국을 추가해 G13으로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 G13 후보에 끼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거론된다. 세계 13위 경제대국인 한국이 G13 초청장을 못 받는다면 나라 체면이 깎일 수밖에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상에 걸맞지 않게 기여가 적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대접을 받으려면 그만큼 기여를 해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에 바른말을 못하는 것도 감점 요인이다. 동남아 신부(新婦)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비인도적 대우는 외교문제로 번지고 있다.

촛불시위도 곰곰이 새겨볼 일이다. 세계 96개국의 식탁에 오르는 미국산 쇠고기를 근거 없이 ‘광우병 쇠고기’로 몰아세우며 국제협상을 깨라고 정부를 몰아세우는 것은 국제기준과 관행에도 어긋난다. 무역으로 경제대국이 된 나라로서 취할 행동이 아니다. 감정적 폐쇄적 민족주의, 민주주의의 절차와 법치를 무시하는 나라꼴로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 G13은 경제력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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