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재명]독도, 지키기보단 경영 나설 때

  • 입력 2008년 7월 23일 02시 57분


일본의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명시한 일은 우파 정치인의 일시적 망언 및 시마네 현의 조례안 가결 때와는 달리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명문화해서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자국 영토임을 인정받으려는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일본이 독도 문제로 시비를 걸어올 때마다 한국 정부가 한일 우호와 외교 마찰을 감안하여 물밑외교로 조용히 해결하려 한 소극적 대응이 오늘날 화를 키운 측면도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독도에 대한 영토 수호 차원에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20일 독도 유인도화를 추진하고 올해 진행 중인 14개 사업 외에 독도정주(定住)마을 및 독도사랑 체험장 조성, 수도권 독도박물관 건립, 해양과학기지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에 관한 사업은 지키기 위주의 사업보다 실질적 이용 중심의 사업으로 전환해야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회에서 제정한 독도의 지속 가능한 이용 법률에도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 산만하게 많은 사업보다는 몇 가지 중요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된다.

필자는 독도 주변 해역을 바다목장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독도에 사는 어류는 남해에서 산란된 치자어가 북상하는 대마 난류수에 의해 분포가 결정되는 종이 대부분이다.

남해에서 부화된 치자어가 해류에 의해 울릉도와 독도까지 성공적으로 수송되어 군집을 이루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치자어는 동해로 들어서면 갑자기 수심이 깊어져 죽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어종 중 암초에 사는 참돔 돌돔 볼락류 등 암초성 고급 어종을 인위적으로 부화시켜 독도 해역에 방류해 관리한다면 독도 주변의 잘 발달된 암초는 어초 역할을 하고 주변의 깊은 수심은 가두리 역할을 하여 천혜의 바다목장이 될 것이다. 독도 해역은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져 이런 어종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토해양부 환경부 문화재청이 올해 시행하는 독도관련사업은 14개 과제로 84억 원이나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정부는 독도에 대한 사회 자연과학 분야 연구 및 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사업 결과는 미미하다. 자연생태계, 어업 실태, 수산자원 등 비슷한 분야가 다른 기관으로 분산돼 제대로 된 실적을 내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독도사업과 관련된 기관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비 투자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야 사업 결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얻은 연구결과는 교육자료용으로 제공하고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한편 독도 관련 국제 학술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국제 홍보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이제는 독도를 지키기보다는 실제로 내 땅처럼 이용해야 한다. 역사문헌만으로 소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는 단계를 넘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옆에 있는 텃밭도 오래 묵혀두면 이웃에서 넘보기 마련이다. 동해 먼 바다 이름만큼이나 외롭게 있는 우리 땅 독도를 더는 일본이 넘보지 않게 일구고 가꿀 시점이다.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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