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독도, 一喜一悲하고만 있으면 또 당한다

  • 입력 2008년 8월 1일 03시 04분


미국 지명위원회(BGN)는 어제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했던 독도의 영유권 소재를 일주일 만에 ‘한국’과 ‘공해(公海)’로 되돌려 놓았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속한 원상회복이 이뤄진 것이다. 동맹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그럼에도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독도 지키기는 이제 비로소 시작됐기 때문이다.

BGN은 여전히 독도를 ‘리앙쿠르 록스’로 표기하고, 별칭으로 우리가 주장하는 ‘독도’와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를 병기하고 있다. 독도가 한국 땅임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대신 1977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 그친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독도는) 한일 양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다른 나라들도 대체로 이런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일희일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역대 정권이 항상 그랬듯이 시비가 일면 흥분했다가 이내 식고 마는 냄비 식 대응으로는 안 된다. ‘독도의 분쟁화’를 노리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 뿐이다. 전문가인 이진명(프랑스 리옹3대학·한국학) 교수의 지적처럼 명칭이야 어떻든 독도의 주권은 국제법적으로 우리에게 있으므로 당당하게 세계인의 뇌리에 이를 각인시켜야 한다. 국내에서의 활동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우리의 주장과 논리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번에도 주미(駐美)대사관은 미국이 러시아와 일본의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는 실효적 지배를 이유로 ‘러시아령’으로 표기하면서 독도는 ‘주인 없는 땅’으로 분류한 모순점을 파고들어 미국 측 관계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처럼 사실과 논리로 맞서야 한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5년이고, 10년이고, 상대가 생각을 바꿀 때까지 집요하게 매달려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노력에서 일본에 뒤졌기에 번번이 뒤통수를 맞은 것 아닌가.

이번 파문으로 국민의 경각심도 커졌다. 250개 학술·시민단체로 구성된 ‘독도수호학회와 시민단체 연합’도 결성됐다. 국민과 정부 그리고 세계 속의 재외동포가 하나가 돼 두 눈 부릅뜨고 독도를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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