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훔친 지갑 택배로 돌려줬다 ‘덜미’

  • 입력 2008년 8월 7일 03시 00분


손님의 지갑을 훔친 술집 종업원이 피해자에게 지갑을 돌려줬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6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모 가요주점 종업원 조모(28) 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서빙을 하던 중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손님 정모(40) 씨의 바지 뒷주머니에 삐죽이 나와 있는 지갑에 손을 댔다.

그러나 지갑을 훔친 뒤 지갑 주인의 사정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전 6시경 술집에서 잠을 깬 정 씨는 종업원 가운데 한 명이 지갑을 훔쳐간 것을 직감하고 주인에게 종업원들을 불러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정 씨는 종업원들에게 “지갑 안에 1000만 원짜리 약속어음이 들어 있으니 다른 것은 몰라도 어음만이라도 돌려달라”고 사정했다.

조 씨는 현장에서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고민하다 결국 현금 31만 원과 신용카드를 뺀 지갑과 운전면허증, 어음, 그리고 운송료 1만 원을 종이봉투에 담아 주점 인근 빌라 우편함에 넣어 놓고 택배회사에 전화를 걸어 정 씨가 적어준 주소로 배달을 의뢰했다.

지갑을 돌려받은 정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조 씨는 경찰 조사 끝에 5일 오후 자신이 일하는 주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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