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고급 수법을 선보이다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초반부터 두 대국자가 장고를 주고받는다. 안조영 9단은 소문난 장고파. 이현호 초단도 안 9단의 장고에 발맞춰 ‘슬로 페이스’로 나간다. 두 대국자는 백 30이 놓일 때까지 각각 한 시간씩 썼다.

우상 귀의 처리가 복잡한데 백 22에 대해 이 초단은 흑 23으로 참는다. 참고 1도 흑 1로 차단하려고 하면 백 12까지 흑이 납작하게 눌린다. 백 26까진 서로 원하는 대로 진행된다.

백 28과 같은 수는 권투로 치면 잽과 같다. 두지 않아도 당장 큰 상관은 없지만 나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수다. 백 28을 두지 않으면 흑이 ‘가’를 선수해 상변 쪽 세력이 웅장해진다.

흑 31도 흔히 쓰는 맥. 백 34가 특이하다. 보통 참고 2도 백 1로 내려뻗는 게 실리로는 이득인데 흑 2, 4로 중앙을 가르고 나오는 수순이 싫었던 듯하다.

흑 37, 39도 음미해 볼 만한 고급 수법이다. 흑 37로 붙인 뒤 즉시 움직이지 않고 흑 39로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백에 더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백이 좌하 귀를 지키는 건 발이 늦고 하변 흑 진을 공략해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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