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國의 ‘이어도 장난’ 올림픽 개최국답지 않다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우리 땅 이어도를 상대로 한 중국의 억지가 갈수록 가관이다. 중국은 이어도가 자국(自國) 영토라는 주장을 13일 국가해양국 공식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가 다음 날 원 상태로 돌려놓았다. 이날 서울에서는 한중(韓中) 외교장관회담이 열렸다. 회담의 순조로운 개최를 위해 꼼수를 부린 것 같다는 말을 들어도 중국은 할 말이 없게 됐다. “중국 정부가 한국 국민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장난을 쳤다”는 비난이 나오는 판이다. 중국이 이런 식이라면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릴 한중 정상회담의 전망이 밝지 않다.

이어도에 대해선 한중 양국이 오래전부터 영토 문제가 아닌 해양경계선 획정 방안의 문제로 보고 협상 중임을 중국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149km 떨어져 있어 중국의 최인근 퉁다오 섬까지의 거리 247km보다 훨씬 가깝다. 국제적 기준인 중간선을 택한다 해도 한국 땅이 분명하다. 중국의 이어도 망발은 한국 고대사를 왜곡해 중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도 부족해 이제 ‘해상공정’에 나섰다는 의혹마저 갖게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중국 인터넷에는 한국에 관한 엉터리 기사와 정보가 홍수를 이뤄 한중 관계를 크게 해치고 있다. 한 유명 포털사이트 토론방에는 “서울대 ‘박협풍’ 교수가 제지술 활판인쇄술 나침반은 한국이 발명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가 그 같은 보도를 했다”는 글이 올라와 중국 누리꾼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서울대에 ‘박협풍’이란 교수도 없고, 동아일보도 그런 보도를 한 적이 없다. 이어도를 놓고 중국 정부가 억지를 부리니까 중국 누리꾼들도 덩달아 날조와 허위 사실 유포를 일삼는 것 아닌가.

이 모든 일이 올림픽 기간에 벌어지고 있어 더 걱정스럽다. 선수끼리 경쟁하다 보면 아무래도 민족 감정이 배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다.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 선수가 진 것은 중국 관중의 극성 응원 탓이라고 믿는 한국인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럴수록 이성을 잃지 않아야 할 텐데, 중국 정부가 이어도 영유권 억지 주장으로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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