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는 녹색성장을 ‘모든 사람의 복지를 위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정의한다. 성장을 하려면 환경을 희생해야 하고, 환경을 보호하자면 성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낡은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과 일본은 태양광 풍력, 수소 및 연료전지를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그린 카(Green Car) 등에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내며 경제성장을 해 나가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그린 테크놀로지가 고유가 시대에 빛을 더 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기후협약에 미온적인 미국도 ‘탄소중독 탈피’를 선언할 정도로 저탄소 경제는 세계적 트렌드다. 녹색산업은 어느 산업분야보다도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다. 1998년부터 신재생 에너지 육성에 나선 독일은 10년 동안 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 정부가 대운하에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도 일자리 때문이지 않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녹색산업 투자는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녹색성장도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진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석유의존이 심하고 에너지효율이 낮다. 녹색성장에 대한 국민 다수의 이해(理解)도 아직 부족하다. 녹색성장이 당장의 경기침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되고, 현실성도 없는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이달 말 국가에너지위원회가 발표할 실행방안에 녹색성장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액션플랜을 담아야 한다.
녹색성장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고 투자대비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저(低)탄소 경제로의 이행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요구되는 만큼 국민의 이해와 협조가 관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견인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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