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조금 줄여 손해를 만회하고 있지만 가격이 오른 만큼 판매가격을 올리지는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는 “들여오는 가격만큼 파는 가격을 올리면 사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가파르게 오른 물가로 소비자뿐 아니라 상인들의 한숨도 늘고 있습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모처럼 대목을 앞두고 손님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한 상인은 “물가는 올랐지만 오르는 원가만큼 판매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요즘은 손님도, 우리도 손해인 셈”이라고 푸념하더군요.
소비 위축을 걱정하는 것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도 비슷합니다. 선물 매출이 많은 이들 유통업계는 싼 선물세트로 ‘얇아진 지갑’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전체 선물세트 물량의 60%를 3만 원대 이하로 구성했습니다. 지난해 추석에는 3만 원대 이하 선물 비중이 25%였다네요. 롯데백화점은 20만 원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지난해보다 3%포인트 늘린 반면에 30만 원 이상 제품 비중은 0.6%포인트 줄였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7만∼12만 원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올 설에 비해 40% 늘려 준비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600세트를 판 ‘실속 정육세트’(9만 원)를 1000세트 준비했다네요.
경동시장에서 만난 한 채소 상인은 “지금은 국산 깐 도라지 1근(400g)에 4000원을 받지만 추석 직전에는 7000∼8000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도매가격이 오르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하더군요.
주성원 산업부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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