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에서도 그렇지만 바둑에서도 유혹을 잘 이겨내야 한다. 하수들은 상대를 먼저 굴복시키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굴복시킬 때는 통쾌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르기 십상이다.
고수들은 자신이 먼저 굴복한다. 자신의 단점을 보강하고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것이다.
프로기사도 깜빡 유혹에 빠진다. 흑 39로 패를 따낸 것이 바로 상대의 굴복을 요구한 것. 하지만 진짜 백 40으로 굴복하자 흑의 행마가 곤란해졌다.
흑 49로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을 때 백 50도 힘을 모으는 수. 백 50을 바탕으로 52, 54로 흑의 스타일을 구기는 수단이 성립한다.
백 56까지 흑은 구불구불 기어나간 반면 백은 꽃처럼 활짝 피어났다. 인내의 열매가 여기서 열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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