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새 출발을 위해 집안(여권)을 단속하고, 대선 때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을 불러 다시 한 번 지지를 당부하는 것 자체야 시비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어제 뉴라이트 초청 만찬만 해도 그렇다. 김 목사는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불교계가 종교편향 시비와 관련이 있는 인물로 보는 사람이다. 그제 범불교도대회를 주관한 봉행위원회의 윤남진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3월 2일 김 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예배를 봤다. 그 예배가 국정책임자들에게는 하나의 신호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불교도대회가 열린 다음 날 김 목사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 앉아있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걱정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불교계는 “대회 이후에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추석 연휴 이후 전국 권역별로 대회를 열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촛불 홍역을 치른 뒤 이 대통령은 18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발전과 통합은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의 두 수레바퀴”라며 “통합 없이는 발전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말해놓고 ‘내 편 챙기기’부터 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국민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겠는가.
다음 달 11일에는 ‘국민과의 대화’도 예정돼 있다. 그런 이벤트 성격의 행사가 국민 통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국민이 깜짝 놀랄 정도로 과감하게 스킨십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야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쓴소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성향을 따지지 말고 누구든 만나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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